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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의 꿈처럼 아름다운 제주의 마을

풍물민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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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찰방
작성자 관리자 조회 388 회

 오찰방은 조선조 현종때에 대정고을(大靜縣)에서 태어났고, 이름은 영관이다.
 오찰방의 아버지는 튼튼한 자식을 낳으려 해서 부인이 임신하니, 소 열 두 마리를 잡아 먹였다.  튼튼한 아들놈이 태어나려니 기대했었는데, 낳은 것을 보니 딸이었다.  압버지는 약간 서운하였다.
  다음에 다시 임신이 되었다. 오찰방의 아버지는 다시 소를 잡아 부인에게 벅였다. 그러나 이번에도 다시 딸을 낳을는지 모르니 아홉 마리를 잡아 먹인 것이다.
 그런데 낳은 것을 보니 아들이었다.  열 두 마리를 잡아 먹일 것을 잘못했다고 약간 서울해 했다.  이 아들이 후에 찰방이 된 것이다.  
 소를 아홉 마리나 먹고 태어났으니, 오찰방은 어릴 때부터 힘이 셀 수 밖에 없었다.  대정고을에서 씨름판이 벌어지는데, 언제난 오찰바아이 독판을 몰았다.  제주 삼읍(三邑)에서 장사들이 모여들어도 오찰방을 당해 낼 사람이 없었다.
 오찰방은 어느 날 누님에게 힘 센 자랑을 하였다.  제주 삼읍의 장사들이 모인 씨름판인데 자기를 당해 내는 놈리 하나 없더라고 뽐낸 것이다. 그러자, 누님은 '그러면', 이번 한림에서 다시 씨름판이 있느니, 거기 나가 보면 너를 이길 장사가 올 것이다'고 했다.  오찰방은 픽 웃어 넘겼다.
 오찰방은 다시 힘을 과시하려고 한림 씨름판에 나아갔다.
 씨름이 벌어졌는데, 몇 사람이 달려들어도 오찰방을 이기는 장사가 없었다. 오찰방은 득의 양양하여 군중을 휘둘러 보았다.
 이때, 조금 연약한 사내가 하난 구경꾼들 속에서 나왔다.  한 사내는 의외로 힘이 세었다.  오찰방은 있는 힘을 다 내어 내둘러 보았으나, 끝내는 자기가 지고 말았다.  세상에 나를 이기는 자가 있다니 어떤 놈인가? 오찰방은 얼른 집으로 돌아와 분통을 터뜨렸다.
그 연약한 듯한 사내는 실은 오찰방의 누님이었다. 오찰방이 너무 안하무인이 되어 가니, 한번쯤 기세를 꺾어 주려고 누님이 남장을 하고 씨름을 해 준 것이었다.
 오찰방은 그것을 몰랐다.  집에와서 억울하다고 누님에게 야단이었다.  누님을 그것이 누구임을 알려 주지 않으면 병이 날 것 같이 생각이 되었다.  그래서 오찰방의 진신(가죽으로 짚신처럼 엮어 놓은 신)을 집의 서까래 틈에다 끼워 놓아 두었다.  오찰방은 그 진신을 빼내려고 아무리 힘을 써 봐도 빼낼 수가 없었다.
 이대 누님이 와서 '뭘 그렇게 힘을 쓰느냐?'하며 서까래를 쏙하게 위로 들어서 신을 빼어내어 주었다.  그제야 오찰방은 누님의 힘을 알고, 그 씨름판의 장사가 누님임을 알았다 한다.
 오찰방은 어릴 때 무서운 데가 없고 장난기가 심했다.
 한번은 아버지가 책망할 일이 있어 때리려고 했더니, 오찰방은 나막신을 신은 채 달아났다. 아버지는 짚신을 신고 뒤를 쫒았다. 나막신을 신은 놈이 도망을 가면 얼마나 가랴 하고 쫗았더니, 아들놈은 바굼지오름으로 부리나케 뛰어 올라가는 것이었다.  아버지는 화가 나서 '이놈을 꼭 붙잡아 행실을 가르치려니'하고 봉우리 위로 쫓아 올라갔다.  아을은 상봉의 칼바위까지 도망가서 거기서 우두커니 섰다.  「칼바위」라는 곳은 정말 칼로 끊은 듯이 천인절벽이 된 곳이다.
(옳다, 이젠 잡았구나 !)
하며, 아버지가 따라가니 아들놈은 그 천인절벽에서 덜썩 떨어져 내렸다.
(아이고, 이제 아들은 죽었다 !)
 아버지는 겁을 내고 신을 돌아서 허겁지겁 내려오다 보니, 나막신 신은 아들놈은 서쪽 산으로 거들거들 올라오고 있는 것이었다.  아들이 분명했다. 얼른 가서 시체나 거두려던 아버지는 어이가 없어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는 벌써 아들이 먼저 와 있었다.  '목숨이 살았으니 다행이다'고 생각하고 아버지는 아무 말도 아니했다.
 밤이 되었다.  아버지는 그 높은 절벽으로 나막신을 신은 채 뛰어 내린 아들이 암만해도 이상스러이 생각이 되었다.  깊이 잠든 틈을 타서 아들이 옷을 벗겨 보았다.  양쪽 겨드랑이에 날개가 돋아 있지 않은가. 아버지는 겁이 덜컥 났다.  살짝 옷을 입히고 이 말이 절대 새어 나가지 않도록 입을 막았다.
 오찰방은 자라서 벼슬을 하겠다고 서울에 올라갔다.  이 때에 마침 서울에서는 호조판서의 호적 궤에 자꾸 도둑이 들어 중요한 문서와 돈을 잃어버리는 때였다. 이 도둑을 잡는 자에게는 천금상에 만호(萬戶)을 봉하겠다고 거리거리마다 방이 나붙어 있었다.
 오찰방은 '아무련들 내 힘을 가지고 요 도둑 하나 못 잡으랴'하고 지원하여 나섰다.
 도둑은 이만저만한 장사가 아닌데다 무술이 뛰어나다는 말이 돌고 있었다. 오찰방은 좋은 말을 빌어 타고 도둑을 찾았다.  며칠 후 도둑을 찾아낼 수 있었다.  오찰방은 말에 채찍을 놓아 도둑을 쫗았다.  도둑은 소를 탔는데, 소의 두 뿔에다 시퍼런 칼을 묶고, 또 두손에 시퍼런 칼을 쥐고 달리는 것이다.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앞으로 덤비려 하면 쇠뿔의 칼리 무섭고, 뒤고 잡으려 하면 손에 든 칼리 무서운 판이다.  그래도 오찰방은 용기를 내어 뒤들 바짝 쫓아 갔다.
 도둑은 이제가지 자기를 잡으려는 놈과 몇 번 싸웠지만, 이처럼 용감히 덤비는 놈은 처음이었다.  그저 볼 인간은 아닌 성싶었다.  그래서 천기를 깊어 보니, 제주에 사는 오 아무개에게 죽게 되어 있었다.  혹시 요놈이 그놈이나 아닌가 ?
 "네가 제주에 사는 오 아무개냐 ?'
 " 아차, 내 목숨은 그만이로구나, 네 손에 죽으라고 되어 있으니 할 수 없다.  모가지를 떼어가라." 하며, 도둑은 모가지를 순순히 내놓았다.
 오찰방은 도둑의 목을 베어 말꼬리에 달고 장안으로 들어갔다.
 장안에는 제주 놈이 무서운 도둑을 잡아 온다고 야단들이었다.
 오찰방은 궁중으로 말을 몰아 들어가려 했다.
"이놈, 제주 놈이 말을 탄 채로 어딜 들어오려고 하느냐! "
 호통 소리가 떨어졌다.  오찰방은 역시 좁은 데에서 난 사람이다,
 마음이 졸해서 얼른 말에서 내려서 걸어 들어갔다.
전하(殿下)께 들어가 도둑의 모가지를 바쳤다.  전하는 상을 주기는커녕 '이놈을 얼른 옥에 가두라'고 명하여 하옥시키고 말았다.  이렇게 무서운 도둑을 잡는 것을 보니, 그대로 두었다가는 역적을 도모할 우려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임금님은 오찰방은 옥에 다둔 후 문초를 해 보니 제주 놈이요, 또 궁중에 들어올 때 말에서 내려서 걸어 들어온 것을 알았다.  임금님은 안심하였다.
 "서울 놈 같으면 사형을 시킬 것인데, 제주 놈이니 큰일은 못할 것이로다. 너에게 자그마한 벼슬이나 줄 것이니, 어서 나가서 일이나 잘해라."
하고, 겨우 찰방 벼슬을 내어 주었다고 한다. (대정읍 안성리 강문화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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