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는 방아를 남방에와 몰방에로 나누는데, 전자는 사람이직접 곡식이나 떡방아를 찧는 것이고, 후자는 연자방아로써 소나 말에 연자매를 메고 돌리면서 곡식을 찧는 것이다. 여기서의 방아질 소리는 전자인 남방에를 찧을 때 부르는 민요이다. 제주도에서 사용해 온 남방에는 커다란 나무로 만든 나무절구의 일종으로써, 거목을 필요한 크기의 토막으로 자르고 그것을 함지박처럼 우묵하게 파낸다음 가운데에 돌학, 또는 학이라 부르는 돌절구를 박아 놓은 것을 말한다(돌절구가 없는 경우도 있다).
방아를 찧는 일은 물론 여성들의 노동이다. 방아찧을 일이 생기면 집안 여성들끼리 혹은 이웃 여성들끼리 모여 이일을 하였는데, 한사람이 할 때도 물론 있다. 한사람이 방아를 찧으면 '한콜 방에', 두사람이 하면 '두콜 방에', 세사람이 하면 '세콜 방에', 네사람이 하면 '네콜방에'라고 부르고 있으며, 심지어 다섯콜 방에까지 있었다고 한다. 따라서 몇콜로 작업하면서 노래하는가에 따라 한콜방에질 소리, 두콜 방에질소리. . . 등으로 이 민요를 따로 분류할 수 도 있다. 비록 개인이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 작업은 집단성이 강하며, 그 연행동작 또한 매우 규칙적이다. 따라서 여기에 수반되는 가락도 규칙적이며 안정되어 있다. 방아찧는 일은 상당히 힘든 노동이다. 더구나 제주도 여성들은 밭일, 바다일 등 온갖 노동을 하고서도 방아 찧는 작업을 해 왔는데, 거기에서 오는 고됨이란 대단했을 것이다.
방아찧는 일이 널리 퍼져 있었던 만큼 거기에 수반되는 이 민요 역시 제주도 전역에 걸쳐 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여성들에게 있어서는 맷돌질 소리, 해녀 노젓는 소리 등과 함께 매우 친숙한 노래이다. 이 민요의 사설에는 여성들의 고된 삶을 노래한 내용이 많고, 방아 찧는 작업과 관련된 내용도 나오고 있다. 그런데 이 작업은 비교적 빠른 동작으로 하기 때문에, 재빠르게 사설을 엮어나간다는 것이 사실상 힘들다. 따라서 이 민요는 다른 민요에 비하여 '이여 이여 이여도 허라' 따위의 여음이 자주 사용되고 있다.
후렴구는 '이여 이영 이여도 허라', '이여 이여 이여도 방에'라는 말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고, 간혹 '이연 음 음', '음 음 이여허 이여' 등의 말이 운율을 맞추거나 손을 바꾸는 과정에서 사용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후렴구의 말들은 해녀소리에서 살펴본 바대로 사실상 의미가 없고, 휴식적, 조율적인 기능을 하는 여음들이다. 그런데 이러한 여음이 해녀 노젓는 소리, 방아질 소리, 맷돌질 소리에 서로 뒤섞여서 사용되고 있는 것은 제주도 여성들이라면 누구나 이 민요들을 보편적으로 불렀기 때문이다.
가창방식은 노동동작의 연결상 모방창으로 전개되는 경우가 많고, 뚜렷하게 선후교창으로 전개되는 경우도 있으나 그리 많지 않다. 악곡 구조는 매우 짧다. 두마디 정도의 가락이 그 전부인데, 이 가락을 모방창이나 선후교창으로 연결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 방아질 소리 A형 - 보통 빠르기
〈선소리〉
이여 동허라 이여방에
〈뒷소리-이하동〉
선소리 모방(또는 이영 여여, 이여도 방에 등을 후렴구 반복)
이여 이여 고들베 지어〈뒷〉 저녁이나 볼근데 허저〈뒷〉
본데 저녁 어둑은 집에 오늘이엥 밝아야 허랴
이여 방에 이여 방애 가스름에 강당장 칩에
세콜 방에 새글러 간다 전싱구신 우리 성제
들어서난 새가 맞나 이여동 허라 이여동 허라
이여 이여 이여동 허라 혼모슬에 세첩헌 놈아
혼모슬에 세첩헌 놈은 갓을 벗어 공장에 들곡
대언 바당 혼가운데 배체 들렁 처질이여
이여동 허라 이여동 허라 집세 거래 이신 어멍
사랑간이나 있건마는 각시 세 개 해인 어멍
아척 조반은 굶어서 혼다 이여 이여 이여동 허라
곤쏠고치랑 능궈나보고 피쏠고치랑 좀진사랑
사랑사랑은 내사랑이여 이여이여 이여동 허라
간다더니 왜 왔더냐 돌아사면 후회할 질을
돌아사지를 말아니 해여 이여 이여 이여동 허라
혼해에랑 옷세벌 입엉 보리비단 능라비로
사모관대 다촐령놀땐 돌아사도 아녈듯해연
샛바람에 입은 옷 호사 죽을때고장 사랑헌댕해두고
각시세개 허연 나사난 한강바당 한가운듸랑
처엇은 배질이러라 처엇은 배질이러라
이여이여 이여동 허라 이여이여 이어동 허라
놈의 첩광 솔남게 보름 소리나도 비더라만은
살을 메는 어서라 헌다 오름의 똘광 지시 어멍
둥글당도 살을 메 난다 이어 이어 이어동 허라
이어- 이어 이어동 허랑 산댕 허나 못산댕 허나
붉은 양지 짐이나 보랑 이여 이여 이여도 허라
이언 방에 말아라 해영 이어 이어 이여동 허라
이여 허민 나 눈물 난다 이어돈 말랑 마라근 가라
질 것 집이 도실랑 싱겅 시냐 도냐 맛볼인 서도
나일 도욀인 아무도 엇나 지녁살인 나 호미 매기
이여이여 이여동 허라 대로한질랑 놀래로 가게
이어 이연 이어도 허라 임이라건 만나건든
이별이나 말아건 가라 이어 이어 이어도 허라
술이라근 먹거덜랑 주정이나 마라건 가라
이어 이어 이어도 허라 우리 성제 세성제 드난
요 세콜방애 세걸럼서라 이언 이언 이어도 허라
고랑좁썰 나어시 먹엉 놈이 어멍 말어시 살라
이어이어 이어동 허라 요 방에랑 콩콩지엉
방에 턱을 돌라지게 하라 이어동 허라 이어동 허라
소랑허건 벗이엥 말아 돌아사민 자울만 한다
가난허고 서난한 집인 병은 드난 드서난 헌다
이어 이어 이어도 허라 간장 썩듯 풀 석엄시민
방에꼬슴 다지어진다 이어 이어 이어도 허라
◆ 방아질 소리 B형 - 빠르게
* 1/2마디의 간격을 두고 모방식으로 전개된다.
* 4마디-8마디가 전체적인 형식단위를 이룬다.
* A형과 B형은 가창방식과 빠르기가 다르지만, 가락이나 사설이 유사하며, 서로 공유한다.
〈선소리〉 - 뒷소리는 1/2마디 간격으로 선소리 모방
이어이어 이어라 이어도 허라 이여라
이어하민 눈물난다 이언말랑 마랑가라
이어라 이어라 으음 으음
울엉밥은 손으로먹엉 무정허난 성도엇만 가실소냐 이여라
가시오름 강당장칩의 세콜방애 새글럼서라
전승궂인 이내몸가난 다섯콜도 새골라온다
이여라 이여라 으음 으음
간간놀젠 놈의첩드난 어디간간 놀암서니
소남엣보름광 놈의첩드난 소린나도 살을메엇나
이여이여 이여도허라 이여이여 이여도허라
강남독은 목소리좋앙 소낭에아잔 조선국도 지울렴더라 음음
독은울민 날이나샌다 내사울어 어느날새리
이여이여 이여라 이여이여 으음
강남서도 놀아온 새여 일본서도 놀아온새여
청대희께 천지슬 넘어 놀개젖언 못놀암더라
이여이여 이여라 이연말랑 말아근가라
이여이여 이여도허라 이언 방에 말아랭 해영
< 남제주군 '우리고장 전래민요' 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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