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신은 음력 2월 초하루에 들어와서 2월 15일 나가는 내방신(來訪神)이다. 영등신은 '바람의 신'으로 저 멀리 강남천자국(江南天子國)으로부터 북서계절풍을 몰고 오는 신이다. 영등신은 영등하르방, 영등할망, 영등대왕, 영등호장, 영등우장, 영등별감, 영등좌수 모두 일곱 신위(神位)다. 음력 2월 영등달이 들면, 이 신들은 강남천자국에서 남방국 제주도로 산 구경 물 구경하러 온다.
맨 먼저 귀덕리 '복덕개'라는 포구로 들어온다고 한다. 그리하여 한라산에 올라가 오백장군에게 문안드리고, '어승생 단골머리'로 '소렴당'으로 '산천단'으로 '산방굴'을 경유하여 '도리디끗(교래리)'까지 돌면서 봉숭화꽃, 동백꽃 구경을 하고 다니며, 세경 너른 땅에는 열 두 시만국(신만곡. 新萬穀) 씨를 뿌려주고, 갯가연변에는 우무·전각·편포·소라·전복·미역 등을 많이 자라게 해초 씨를 뿌려주고 돌아간다고 한다.
따라서 각 마을에서는 영등신이 방문하는 기간안에 영등굿을 하게 되는데, 2월 초하룻날 영등 환영제를 하고, 12일에서 15일 사이의 어느 날에 영등송별제를 하는 것이다. 그 송별제의 제일은 마을에 따라 다르다. 근래에는 많이 없어져서 해촌에만 남아 있다. 해촌의 영등굿은 해산물의 풍요와 어부의 해상안전을 기원하는 어촌 신앙이다. 영등굿의 제차를 보면,
① 초감제
베포도업침 → 날과 국 섬김 → 연유닦음 → 군문열림 → 분부사룀 → 새도림 → 정대우 → 열명 올림
② 본향듦
베포도업침 → 날과 국 섬김 → 연유닦음 → 군문열림 → 신청궤 → 삼헌관 절시킴 → 자손들 소지올림 → 도산받아 분부사룀 → 석살림
③ 요왕맞이
베포도업침 → 날과 국 섬김 → 연유닦음 → 군문열림 → 신청궤 → 나까도전침(나까시리놀림) → 방광침 → 요왕문열림 → 지아룀
④ 마을 도액막음
⑤ 씨드림
⑥ 영감놀이와 배방송
⑦ 도진
순으로 끝난다. 일반 당굿과 다른 것은 바다의 요왕길을 치워 닦는 「요왕맞이」를 하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요왕굿」 「잠수굿」 등으로도 불려지며, 영등달에 하는 「잠수굿」이기 때문에 「영등굿」이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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