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강정리 「도릿동네」에 강씨 형제가 웃집(한라산쪽 집), 알집(바다쪽 집)에 살고 있었다. 형제는 아주 건장하고 부자로 살았다.
웃집에 사는 형이 말을 타고 대정고을 현청에 일을 보러 출입을 했다.
대정고을로 출입하는 길 중간에 <이청장물 >이 있는데 여기에는 가시나무로 꽉 둘러싸여 있었다.
하루는 형이 말을 타고 대정고을로 들어갈 때 <이청장물 >에 이르자 고운 소복차림의 여인이 나타나서 졸라대는 것이었다.
"오라버니, 함께 가겠습니다."
강씨는 여우가 변신한 귀신임을 알았다. 이렇게 자꾸 희롱을 걸자 잡아 죽여야 하겠다고 결심했다.
대정고을에서 일을 마치고 노끈을 허리에 감추고서 돌아오는데 또 고운 여인이 나타나 수작을 부리는 것이었다.
"오라버니, 데려다 주십시오."
"그렇게 해라, 말을 타라"
여인이 말에 오르자마자 숨기고 있던 노끈을 풀어 여인의 허리를 묶고는 자신의 몸에 꼼짝하지 못하게 얽어매었다.
여인은 깜짝 놀라면서도 태연한 척 사정을 했다.
"오라버님, 이 줄을 풀어주십시오."
"그래, 그래, 조금만 기다려"
풀어주질 않고 말을 달려 집으로 달려 왔다.
강씨 형 집에는 사나운 사냥개 두 마리를 기르고 있었다. 개들이 주인을 맞이하여 달려나오자 묶었던 줄을 풀었다. 이때 개 두 마리가 달려 들어 여인을 물어 죽였다. 죽고 난 다음에 살펴보니 머리에는 백년 묵은 해골을 썼고, 옷을 벗겨 보니 몸은 늙은 <황식(고양이) >이었다.
강씨 어른이 여우 귀신을 잡아 버리자 <이청장물 >에는 고운 여인이 나타나지 않았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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